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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원 2집  "로망스"

"이별로 남은 봉인된 사랑의 기억을 찾아 떠나는 독백의 여정 
포크와 재즈, 고독과 서정의 리얼리즘"

 

2006년에는 1집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를, 2009년에는 그룹의 리더로 론리하츠클럽 1집 <지구를 지켜라>를 발매했던 기타리스트 신해원.그의 신보이자 솔로앨범 <신해원 2집-로망스>가 겨울의 한 가운데에서 발매되었다. 이 앨범에서도 여전히 그는 아홉 개의 트랙 모두를 작사, 작곡, 편곡하고 연주함으로써, 아티스트로서의 내면적 충실함과 더불어 전방위적 음악가로서의 면모를 구가하고 있다. 기타연주자로서 혹은 송라이터로서의 신해원. 연주 중심이었던 그의 전작에 비해 이 앨범의 이채로운 지점은, 아홉 개의 트랙 중에서 일곱 개의 트랙이 '노래'라는 점과 연주자인 그가 직접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떠나온 만큼 돌아가는 길이 멀어도, 차창 옆에서 눈물을 훔치며 먼 길을 떠날 수 밖에' 없지만, '아무리 걸어도 아무리 멀리로 떠나도, 내가 돌아갈 곳 내가 있을 곳은 오직 너 뿐'이라고 노래하는 '해남 가는 길'. '춥고 쓸쓸한 도시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거라 독백하며, 심야의 열차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어떤 이의 눈물을 노래한 '고향으로 돌아가네'. 누구나 마음 속 어딘가에 고이 간직하고 있을 아련한 그리움의 기억, 초록빛 설렘의 연애편지와 같은 감성의 연주곡 '미루나무 그늘 아래서 그대를 기다리다'. '모두 그대로인데 단지 네가 떠났을 뿐인데' 이별 후에 '모든 게 무너져버린' 누군가의 오열을 노래한 발라드 '그대로인데'. 이별의 모진 아픔을 견디고 살아가는 시간, 그러고도 몇 년이 지나 '끝내 이루지 못할 사랑을 꿈꾸었던' 시간의 회한을 노래하는 '내가 그대 얼마나 사랑했는지'. '한낱 미몽과 같은 사랑의 맹세, 이별의 기억은 악몽'이 되어 '나를 죽이고', 언젠가는 모든 시간과 사랑했던 순간도 후회와 더불어 스러져갈거라 노래하는 '악몽'. 레퀴엠과 같이 무겁고도 깊은 고독, 느리고도 짙은 슬픔을 연주한 '이별을 위한 탱고'. 사랑의 엇갈림, 닿을 수 없는 시공간, '끝없이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처럼 만나지 못하는 사랑과 이별의 궤적을 노래한 '보르헤스의 정원'. '가난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자유와 평화를 노래하고, 가난한 사랑으로 눈물을 흘리고 서로의 야윈 슬픔을 끌어안으면, 눈부신 내일'이 오리라 노래하는 합창곡 '내가 꿈꾸는 나라'.이별로 남은 봉인된 사랑의 기억을 찾아 떠나는 쓸쓸한 독백의 여정, 고독한 실존, 사랑과 희망의 부재를 치명적인 서정의 멜로디로 빚어낸 <신해원 2집-로망스>는, 그의 전작에서도 그랬듯이 음악적으로는 포크와 재즈의 경계에서, 감성적인 리얼리즘을 노래하며 연주하고 있다. 그의 오랜 동료인 베이시스트 배우철과 함께 피아니스트 전지현, 드러머 임성환이 대부분의 곡에 참여하고 있으며, 전제덕밴드에서 보컬리스트로 활동했던 전창영과 신예 재즈 디바로 주목을 받았던 보컬리스트 한은지가 보컬 피쳐링을, 공중파와 인디씬을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하모니카 연주자 권병호와 그룹 라벤타나의 리더 정태호가 아코디언과 반도네온으로 이 앨범에 참여했다. 시퀀싱이나 전자악기가 없는, 사람의 손끝과 호흡으로만 빚어진 내츄럴한 사운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몇 해 전, 신해원 1집이 발매되었을 때 그는 에필로그에 이렇게 적어놓고 있다. "다른 이유는 없었습니다. 간절한 모든 것들에게 철저하게 배반 당한, 숨어서 울고 있는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아팠습니다." 몇 년이 지났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여전히 '숨어서 울고 있는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아프고 또 가엾다.

© 2005 by BIC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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